박세진은 유쾌하다. 심지어 옷에서도 유쾌함이 느껴진다. 직접 그린 패턴을 들여다보면 깨알같은 재미가 숨어 있다. 박세진의 ′세지니스트′는 한국적인 스트릿 패션을 표방한다. ′한국′이라는 다소 진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쾌할 수 있다고? 박세진에게 한국적인 것에 관해 물었다.
스스로를 ′국뽕′ 디자이너로 표현하셨어요.
′국뽕′만큼 브랜드를 쉽게 설명할 단어가 없었어요. 파리 교환 학생 때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한 한복을 일본 복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아 한국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애국심이 차오른 것이죠. 세지니스트는 한국 문화에 대한 저의 자긍심을 보여주고 싶어 시작했어요. 한 단어로 딱 와닿지 않나요? ′아 이 사람이 한국적인 옷을 만드는구나.′ 하고요.
사람마다 ′한국적′의 의미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데요. 디자이너님에게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요?
오래된 과거에서 현대까지 이어진 모든 것! 시간을 견디며 살아남은 것들이 합쳐지고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지금의 문화가 만들어진 거니까요. 옷도 그런 방식으로 한국의 문화를 이어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재킷에 한복의 요소인 고름을 더해보는 식으로요. 작은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한국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지만, 그중에서 저는 식문화에 대한 애정이 커요. 그래서 소주와 삼겹살, 막걸리에 파전 같은 조합을 옷으로 재현하고 싶어요. 세지니스트에서 만나는 음식 컬렉션! 재미있지 않나요?
세지니스트의 옷에는 전부 그래픽 아트를 활용한다고 들었어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한복의 깃, 동정이나 자수 같은 요소를 활용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직접 자수 작업을 해보았는데 원하는 디자인을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서 타협을 한 것이 그래픽 아트예요. 대학 시절에 컴퓨터 관련 전공을 했기 때문에 그래픽 아트에 자신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옷 제작에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요! 영감을 받으면 그것을 패턴으로 개발합니다. 제 스타일대로 패턴을 만드니까 만족도도 높아요.
브랜드를 만들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나요?
주변에서 ′조금 더 무난하게 만들어.′ ′너무 정신없다.′란 말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건데? 너희는 사지 마.′ 말하고 넘겨요. 이게 제 취향이고 제가 하고 싶은 작업이니까요. 꾸준히 하다 보니 찾는 사람도 꽤 생겼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나요?
저조차 세지니스트의 타깃은 젊은층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전화로 중년 남성분이 태극기가 크게 박힌 티셔츠를 사고 싶다고 사이즈를 문의하셨어요. 생각지도 못했죠. 그때 ′일단 하면 어떻게든 되는구나!′를 느꼈죠.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입을 수 있는 반팔 티셔츠, 후드티도 꾸준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세지니스트의 옷을 보면 옷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요. ′이런 재밌는 썰도 있어′ 하듯이요.
제 이야기를 많이 담아요. 저는 제가 경험한 것, 최근 관심 가는 주제를 새로운 시즌의 테마로 잡는 편입니다. 작년에 아홉수를 지났는데, 아홉수가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고 느꼈거든요. 보통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아홉수를 구미호와 연결해 재밌게 풀고 싶었어요.
′창귀′ 같은 주제는 어디서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만드셨나요?
작업하며 가수 안예은님의 ′창귀′를 들었는데 가사가 너무 재밌어서 바로 찾아봤어요. 호랑이와 귀신이라니! 제가 미신이나 설화를 좋아하거든요. 숨겨진 의미 찾는 것에 흥미를 느껴요. 과거엔 어떤 의미를 가졌었는지, 지금에 이르러 어떻게 해석되면 좋을지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만듭니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실행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생각만 하고 넘기는 게 대부분이잖아요.
세지니스트를 하면서 일단 하면 된다는 확신이 생겼거든요. 꽂히는 주제가 있으면 바로 찾아봐요. 알아볼수록 흥미롭다면 다음 시즌 테마의 후보에 넣어요. 후보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 어려운 게 문제지만요.
앞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너무 많아요! 이야기보따리에 넣어둔 것이 한가득하거든요. 전해 들은 것, 노래를 듣거나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요. 지금은 옷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복합 문화 공간에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보고 싶어요.
세지니스트의 복합 문화 공간, 기대됩니다. 세지니스트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정해진 결말은 없어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보따리 속 소재가 떨어져간다면, 그 무렵의 박세진이 알아서 채워넣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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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담은 스트릿 패션 브랜드 <세지니스트>의 디자이너이자 대표다. 한국의 전통과 현대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그래픽으로 개발한다. 한복의 실루엣과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새로운 형태의 스타일을 제안한다.
박세진 <세지니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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