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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향을 찾아가는 삶

에세이스트이자 조향사, 전아론

에세이
크리에이터
사람에게 주어진 감각은 다섯 가지. 흔히 오감이라 말하는 이것들은 바로 시각, 청각, 미각, 촉각 그리고 후각이다. 나는 종종, 그중에서 가장 홀대받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후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이 무척 반갑다. 어느 백화점은 한 층을 모두 향수 브랜드로만 채우기도 하고, 짧은 기간 진행되는 향수 브랜드 팝업 스토어에 수만 명이 다녀갔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람들과 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향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느낀다. “어떤 향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은 우물쭈물하곤 한다. “OO 향 맡아보셨어요?” 물어보면 맡아본 적은 있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래서일까. 꽤 많은 사람이 유행하는 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향, 힙하다고 알려진 향을 따라 향수를 구매하곤 하는 것 같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향을 찾아가는 삶에는, 그보다 몇 배 더 큰 장점이 있다.
# 일상의 향기에 집중할 것
오래전에 자주 듣던 노래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순간, 갑자기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껴본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그런데! 후각은 청각보다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과 훨씬 더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음악을 듣고 “이게 무슨 노래였지? 기억난다… 그때 그 도서관의 풍경…” 하고 떠오르는 식이라면, 특정한 냄새나 향을 맡았을 때는 “아…!” 하는 찰나 그 기억 속에 풍덩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 경험은 매일의 삶 속에서 곁에 맴도는 냄새와 향기들을 선명하게 ‘인지’했을 때 더 자주 겪을 수 있다. 그러려면 ‘후각을 열어 둬야’ 한다.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는 순간이 필요하다. 거리에 흩뿌려진 낙엽에서 올라오는 흙냄새와 마른 잎사귀의 냄새, 도마 위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반으로 가르는 순간 뿜어져 나오는 싱싱한 향기, 좋아하는 사람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을 때 느껴지는 달큰한 살냄새…. 귀를 기울여 소리를 듣는 것처럼, 향기와 냄새를 맡는 데에도 잠깐의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
# 나만의 향 취향을 차곡히 쌓아갈 것
그렇게 내 주변의 향에서부터 시작하면, 향수를 고를 때에도 나의 후각 기억을 접목할 수 있다. 가을비에 젖은 낙엽에서 맡았던, 그 쿰쿰하고 촉촉한 흙냄새를 *얼시 노트(Earthy note)라고 하는구나.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 토마토와 샐러리를 잘랐을 때 맡았던, 그 싱싱하고 활기찬 향을 *그린 노트(Green note)라고 하는 구나. 연인의 살결에서 풍겨오던 향은 *머스크 노트(Musk note)를 닮았구나.
*얼시 노트(Earthy note) : 숲속의 이끼가 연상되듯 촉촉하게 젖은 향기 층
*그린 노트(Green note) : 풀을 막 베었을 때 나는 듯한 싱그러운 풀 내음 향기 층
*머스크 노트(Musk note) : 살결에 가까운 향기가 나는 향기 층
다양한 브랜드의 향수 속에서 내가 알고 있는, 내가 기억하는 향들을 찾아낼 수 있게 되면 향을 고르는 일이 더욱 즐거워진다. 유행이라고 해서 특정한 향수나 향기에 휩쓸리게 되는 일도 줄어든다. 누군가는 화사한 시트러스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차분한 나무 내음을 맡아야 평온을 느낄 수도 있는 거니까. 때로는 직접 맡아본 적 없었던 향을 향수 속에서 만나고, 호감을 느껴 그 대상을 찾아 나서게 될 수도 있다. “이 향수 너무 좋은데? 비누 향이 나는 건 알겠지만, 이 싱그러운 느낌은… 프리지어라고? 내년 봄에는 프리지어 꽃향기를 직접 맡아봐야겠다!” 그렇게 향기가 향기를 연결하고, 새로운 향을 발견하게 하고, 그러면서 나만의 향 취향이 차곡차곡 쌓이게 되는 것이다.
# 향으로 인해 넓어지는 경험을 즐길 것
향 취향이 넓어지면 필연적으로 일상의 즐거움 또한 풍부해진다. 향이란 우리처럼 살아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조향사가 되고 나서야 향기에도 제철이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과일도 아닌데 제철이라니! 하지만 라일락꽃 향기를 만나려면 봄을 기다려야 하고, 무화과의 향을 즐기려면 가을이 찾아와야 한다. 봄이 끝나면 프리지어 향을 만날 수 없고, 겨울이 지나면 시린 눈이 쌓인 새벽 냄새를 맡을 수 없다.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때그때 피고 지는 향기가 있다. 나타난 지 2~3주 만에 사라지는 향도 있고, 적어도 한 계절은 누릴 수 있는 향도 있지만… 길던 짧던 그 순간을 지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니 ‘제철’이라는 말이 제법 어울린다. 그뿐인가. 바다를 찾아가야 모래사장 냄새와 바닷바람 향을 만날 수 있고, 캠프파이어를 해야 타고 남은 장작에서 나는 그을린 불 내음을 맡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향들이 살아 숨 쉬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누리려면 코가 바쁘고 몸이 바쁘다. 향을 좋아하기 전까지는 언제 피는지도 몰랐던 꽃들을, 어디서 자라는지도 몰랐던 나무들을,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즐거움을 알게 되는 일은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 스스로에게 보내는 향기롭고 명확한 사랑을 누리며 살 것
그리고 그렇게 쌓인 향 경험들은 또다시 향 취향을 넓히고, 선반 위의 향수들은 자연스레 하나둘 늘어나게 된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내가 가장 기분 좋게 느끼는 향이 다를 수 있으니까. 봄의 나와 가을의 내가 사용하고 싶은 향수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 내가 고른 향수의 향을 가장 먼저 맡는 것도, 가장 오래 맡는 것도, 가장 마지막에 맡는 것도, 모두 ‘나’다. 그러니 매일 매일 마음의 컨디션과 변화를 섬세하게 느끼고 나 자신이 가장 좋아할 향을 준비해두는 일은, 분명 스스로에게 보내는 사소하지만 명확한 사랑일 것이다.
댓글1
안녕하세요 :)
코디하기 좋아요!
잘 어울려요!
사요!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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